놀이치료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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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A

놀이치료를 시작하다.

by 쌤쌔무 2023. 3. 30.

ADHD라 더 특별한 너

앞에서 밝혔던 것과 같이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기 전부터 

 

A는 놀이치료를 하고 있었다.



요새는 아이에게 

 

심리적인 서포트를 해주기 위해

놀이치료를 

 

사교육의 일환으로 보고 

 

시작하는 경우들도 꽤 있더라.

나는 그런 의도로 시작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A의 경우엔 놀이치료 시간을 매우 좋아한다.



물론 놀이치료 선생님과의 라포가

 

잘 형성된 것이기도 하지만

엄마랑 단둘이 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직 둘째가 어리기 때문에

A를 데리고 놀이치료에 가게 되면 

 

대기하는 다른 분들께도 방해가 되고

놀이치료 끝난 후에 10분가량의 상담 시간에도

둘째를 A가 봐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친정 부모님 또는 남편 등에게 부탁하며 

 

놀이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불편하게 만든다.



나와 A는 이 시간을 그냥 놀이시간이라고 부른다.

아이에게는 치료라는 개념이 

 

놀이와 상충하는 개념이기도 하고

말 그대로 가서 

 

본인이 하고 싶은 다양한 활동을 

 

놀이치료 선생님과 하는

본인이 즐거워하는 시간이라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맨 처음 유치원의 

 

부모참여 수업 영상을 보고 나서

소아정신과에 대해 검색해보기 시작했을 때

적어도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매우 급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동안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곤

시중에 나온 다양한 ADHD 서적을 

 

구해 읽어보는 것과

ADHD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열심히 글을 올려 등업을 하고

다른 엄마들의 글을 이리저리 검색해 

 

내 아이와 맞는 정보를 찾는 것뿐이었다.



그때 평생교육 관련 일을 하는 여동생이

본인이 아는 복지관에 

 

놀이치료 수업을 새로 개설하는데

시간이 되면 한번 신청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센터도 아니고 복지관이라고 해서 

 

조금 망설였는데

동생의 말로는 

 

놀이치료 선생님은 프리랜서개념이라

복지관이든 센터든 모두 다 출강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면 센터와 똑같은 퀄리티에 

 

비용이 훨씬 저렴한 복지관이

부담도 덜 할 것이라고 했다.



알아보니 일반센터에서 

 

진행하는 놀이치료비는

 

7에서 10만원가량도 하는 모양인데

복지관은 1회에 3만원 정도로 

 

진짜 부담이 없는 수준이기는 했다.

게다가 이런 개설정보 자체를 알게 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워서

오히려 아는 엄마들은 

 

복지관에 일부러 전화를 돌려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동생과의 관계나 

 

집에서 분노 조절이 힘든 문제도 있으니

그렇다면 우선 아이 마음을 

 

좀 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당장 신청을 하고 

 

다음 달부터 놀이치료를 들어갔다.



놀이치료는 선생님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아이의 문제를 넓은 시야로 봐주시고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주시는 건 물론이고

부모에게 올바른 지침과 

 

더 나은 훈육 태도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기 때문이다.



다행히 A의 놀이치료 선생님은 좋으신 분이라

나의 징징거림에 함께 

 

공감도 해주시고 조언도 아끼지 않아 주신다.

놀이하면서 눈에 띄는 A의 태도들

 

(놀이 진행 시 혼자만 앞서 나간다거나, 

게임에 지면 화를 참기 어려워하고 

 

늘 이기고만 싶어 하거나,

본인에게 불리할 땐 

 

게임 규칙을 지키기 싫어한다거나..)를

 조금씩 변화시키기 위해 

 

아이에게 다양한 질문과 시도를 해보시고

상담 시간에 아이의 반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폭력성이나 충동성이 큰 편은 아니지만

특히나 게임을 하거나 뭔가를 만들 때 

 

본인이 의도한 바가 이뤄지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화를 많이 내는 편이었는데

놀이치료를 진행하면서 

 

그런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아이에게 내가 했을 때보다 

 

더 솔직한 답변을 들어오시고

종종 말씀해주실 때가 있는데

특히 동생에 대해 묘사하거나 표현할 때 

 

속상한 마음을 더 솔직히 이야기하는 점 등을 통해

아이가 어떤 부분이 속상한지 

 

조금 더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일주일마다 힘들었던 점에 관해 

 

물어봐 주시고

속상함을 토로하는 내게 

 

ADHD 아이들의 보편적인 문제점을 알려주고

보통 많이들 힘들어하는 시기니 

 

힘내시라고 해주시면

뭔가 마음의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든다.



A도 선생님과 즐겁게 40분을 보내고

나도 선생님께 10분 동안 

 

일주일간의 고민과 힘듦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고...

놀이치료실을 나오면서 

 

다시 한번 아이에게 더 나은 길에 대해

고민하고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으면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A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사 들고

둘이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놀이치료 하는 날을

나도 A도 참 좋아한다.



그날엔 서로에게

 

짜증도 좀 덜 내고 더 배려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 다음 날부터 

 

서서히 다잡았던 마음이 풀어지지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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