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A에 처방된 약은
메디키넷 5mg이었다.
(참고: ADHD약, 메디키넷을 처음 복용했다.
https://kelly1817.tistory.com/11 )
첫 진료부터 처방을 받아와
풀 배터리 검사를 대기해서 받고
다시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는 사이
한 달 반의 시간이 지났고
아이는 그동안 다양한 부작용을 보여줬다.
몸무게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용량이었지만
불안감이 치솟고 벌레를 두려워하며
낯선 곳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 있었다.
풀 배터리 검사 결과를 듣고
약을 먹은 후 아이가 어떠냐는
의사의 물음에 나는
아이가 달라진 점에 대해
그대로 이야기했다.
물론 조금 더 동생과 나를 배려하고
공부를 시작하기 조금 수월하고
(공부할 때도
짜증이나 집중력이 떨어져 어려웠지만
사실 제일 어려웠던 건
공부를 하자고
붙잡아 앉힐 때였다.
7살이 댈 수 있는 세상의 모든 핑계를 대며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와
고작 몇장에 불과해서
집중하면 10분이면 끝낼
한글 학습지를 들고
읍소하고 윽박지르고
달래고 짜증을 받아치며
30분은 넘게 실랑이를 해야
겨우 책상에 앉힐 수 있었다.
하지만 메디키넷을 시작한 후에는
하기 싫다고 하면
그래도 해야지 하는 나의 말에
생각보다 쉽게 책상에 앉아주었다)
가르쳤을 때
습득이 더 빠른 기분이 들었다.
(나의 경우엔 메디키넷을 복용하면서
한글 학습지도 다른 방법으로 시작했는데
매우 큰 도움을 받았다.
이미 유명하겠지만 '찬찬한글'이다.
한글의 구조를 활용해서
아이의 이해도를 높여가며 가르치는 방식이라
통 글자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기억도 하기 힘들어했던 A가
찬찬 한글 방식에는
조금 더 쉽고 편하게 익힐 수 있어서
A처럼
한글을 아직 못 뗀 아이가 있는 또래 엄마에게
매우 추천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 부작용 때문에
아이가 불안해 보이고
힘들어해 보이는 게 안쓰럽기도 했고
특히나 점심의 경우
거의 밥을 안 먹고
식욕 자체가 제로가 된 모습이라
너무 걱정되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그럼 식욕은 조금 올려주고
아이의 불안감을 잡아주는 약을
더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나중에 처방전을 보니
아이에게 처방된 약은 아빌리파이였다.
정신과에서 다양한 방면에
처방되는 약인 듯 보였는데
조현병이나 다른 질환에도 처방되는 것 같아
엄마들이 조금 걱정하며 먹이는 약인 듯 해서
먹여도 되나 하면서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아빌리파이는 먹자마자
효과가 나는 약은 아니라서
2주 정도 지나면 그 효과를 볼 것이니
빼먹지 말고 먹는 게 중요하고
우선은 자기 전에 먹여보라고 했다.
그리고 메디키넷은 증량에 들어간다고 했다.
A의 몸무게는 그때 당시 19킬로 정도.
10mg도 증량해도
권장량에 비해서는 작은 거라고 했다.
원래는 몸무게만큼
또는 몸무게보다 조금 더 쓴다고 한다.
처방 약을 받아와서,
아침 8시에는 메디키넷10mg
저녁 8시에는 아빌리파이 0.5mg
이렇게 챙겨 먹였다.
처음엔 의사의 말대로 큰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2주 정도 지나자
메디키넷을 복용하지 않는 오전과 오후에
아이의 식욕이 확실히 늘어났다.
밥도 평소보다 잘 먹지만
우선 간식을 요청하는 일이
굉장히 빈번해졌다.
메디키넷 약효가 있는
늦은 오전부터 이른 오후까지는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간식을 권유하면 모두 거절한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넘어가면서부터는
갑자기 과자가 먹고 싶다,
요구르트를 먹고 싶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 등등
달콤한 간식을 찾는 요구가 잦아진다.
저녁에도 밥을 다 먹은 이후에도
똑같이 간식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서
뭔가 무서울 정도로 많이 먹는다는 기분이다.
원래 표준체중이었던 ADHD 애들 중에는
이 아 빌리 파이를 먹고 나서부터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달콤 한류의 간식이 당긴다면
당연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A의 경우는
심각한 저체중이었으므로
그 정도 간식을 먹었어도
그때도 지금도 저체중이다...
불안감을 잘 잡아주려나 했지만
메디키넷만 먹었을 때보다
조금 덜 한 정도?
지금은 1mg도 증량한 상태지만
가끔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남아있다.
*아빌리파이를
저녁에 먹으라고 하는 이유는
몇몇아이들의 경우 오전에 먹었을 때
졸음이 몰려와
낮에 활동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서라고 했다.
A의 경우는 하룻저녁에 먹는 걸 잊어서
아침에 몰아서 먹이기 시작했는데
졸려 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그 뒤로 아침에 같이 복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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