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와 전학이 ADHD가 있는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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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A

이사와 전학이 ADHD가 있는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by 쌤쌔무 2023. 9. 4.

ADHD라 더 특별한 너

A가 전학을 한지도 2주가 훌쩍 지났다. 1학년 때 하게 되는 이사와 전학이 ADHD를 앓고 있는 A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몰라 전학 자체를 미루고 라이딩을 할까 고민이 참 컸었다. 둘째와 서투른 나의 운전실력 등을 고려해 새학기에 맞춰 전학을 시키기로 결정했고(정말 하루에도 맘에 수십번씩 바뀌었었다.) 결과적으로 그 결정은 아주 괜찮은 결정이었다.

 

A의 학교는 학급수가 엄청나게 많은 과밀학교이지만 A의 경우는 곧 새로 생길 학교로 옮길 아이들만 배정되어 1반에 10명 남짓의 아이들만 함께 있다. 담임선생님과 아이들의 비율이 1:10인 것은 어린이집으로 따져보면 만 1세 아이들과 같기 때문에 1반에 22명이 넘었던 그 전 학교에 비하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신경써주실 여유가 훨씬 많아 보인다.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전학생이라 어수선할 것 같아 걱정했지만 오히려 다 처음이라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인상깊었고 아이들 사이의 작은 트러블도 담임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주시려고 해서 너무 감사하다.

 

젊고 의욕있는 선생님이시고 처음 전학온 1학년 아이들에 대해 배려하려는 마음이 크셔서 아이들과 감정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나눠주시고 서로의 감정을 인식하는 걸 일깨워주시려는 수업을 많이 한다고 하셔서 마음이 놓였다. ADHD로 감정조절이 조금은 서툰 A가 큰 도움을 받게 될 것 같다. 

 

 

 

얼마전 선생님께 연락 온 적이 있었는데 A의 수업태도가 적극적이라며 가정에서도 칭찬해달라고 하셨다. 수업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어 고마움을 느끼신다는 말씀에 나도 모르게 울컥해버리고 말았다. 어찌보면 늘 앞서나가려고 해버리는 ADHD성향때문에 의욕이 늘 앞서서 선생님 입장에서 좀 시끄럽다고 생각하시진 않을까 노심초사해왔는데 오히려 적극적이고 활발해서 발표도 잘하는 이런 모습이 도움이 된다고 해주시니 감사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크게 달라진 건 아닌데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아이의 모습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들었다. 

 

그덕인지 아이는 1학기때보다 얼굴이 훨씬 밝다. 새 집과 새 동네가 어색할만도 한데 과거는 잘 되돌아보지 않는 ADHD아이라 그런지 오히려 지금 동네가 더 편해보인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이다. 마음에 드는 친구가 없다고 친구들에 대해 물어보면 생각나는 게 없다며 그저 유치원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놀고 싶다고 했던 아이가 같은 반 아이들의 세세한 행동도 기억하고 수업시간에 재미있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고 있다. 

 

아이가 ADHD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여전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1학기 때 그 전학교에서 나름 아이도 나도 상처를 받았고 아이의 모든 행동이 ADHD로 비롯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식으로 매도당하는 경험을 몇 번 해보고 나니 더더욱 밝히고 싶지 않다. 

 

 

아이의 마음이 편하면 ADHD는 얌전히 아이의 긍정적인 부분으로 옮겨가 아이의 에너지에 날개를 달아준다. 아이의 마음이 불편하면 ADHD는 어느새 아이의 어두운 부분에 올라타 부정적인 피드백이 날아오도록 아이를 뒤흔든다. 

 

1학기 때의 A와 2학기 때의 A는 같지만 다르다. 1학기만큼 자랐겠지만 그래봤자 1학년. 하지만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자 아이의 표정과 생각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 확연히 보인다. 여전히 집에서는 정리가 좀 어렵고 매일 신나는 일이 그리운 아이지만 학교에서는 친구도 학교 싫다고 했던 예전의 A가 아닌 것 같다.

 

놀이치료 선생님께 아이 마음은 어때보이는지 여쭤보았다. 확실히 아이 마음이 편해지고 긍정적인 표현도 많이 늘어났다고 하신다. 그리고 어머님도 마음이 편해보이신다고 어떤지 물어보셨다.  나 역시 새 집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전보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내가 아이의 환경을 또 한 번 바꿔주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새로운 환경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순 있을 것이다. 긍정의 힘이 가장 절실한 A에게 지금 긍정의 힘이 넘치고 있다. 이 힘을 계속 키워가고 부정적인 바람이 불어오지 않도록, 그리고 그런 어두운 바람이 불어오더라도 지금을 기억해서 다시 한 번 아이와 잘 헤쳐나가보자고 되뇌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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