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병원에 다녀온지 1주일이 더 지났다. 아이의 갑작스런 짜증과 분노로 어려움을 겪는 다는 나의 말에 아빌리파이를 1mg를 더 증량하기로 했고 총 3mg의 아빌리파이를 먹은지 일주일이 되었다.
아빌리파이는 원래 효과가 나타나려면 2주정도는 기다려야하는 약으로 알고 있지만 약용량을 늘린 이후로 아이는 놀랄만큼 분노를 잘 컨트롤하고 있다. 평소같았으면 엄청 눈을 부라리며 엄마에게 화를 냈을 상황에서도 어느정도 분노를 참고 본인의 요구사항을 똑바로 말해준다. 내가 혼을 내는 상황에서도 본인의 잘못보다 서러운 점이나 억울한 점만 내세우던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본인이 잘못한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들지 않는다. 훨씬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덜 부담스러워졌다.
특히나 주말에 단약을 한 시점에 충동성은 그대로였는데(선풍기를 보며 장난치다가 발차기로 선풍기를 부셔버리고 말았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지 정말 위험한 일이었다.) 충동성 때문에 일어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 보였다. 상황을 정리하는 순간에 동생의 안전을 살펴주고 본인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정리과정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나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것 역시 평소와는 좀 다른 모습이었다.
아빌리파이 증량이 아이문제를 모두 해결해준 것은 아니지만 증량 자체를 꺼렸던 내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훈육하더라도 억울해하거나 역으로 분노를 발산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행동해주고 있는 모습을 보고나니 진작에 증량을 하고 아이도 나도 조금 덜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일부 엄마들 사이에서 아빌리파이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말들이 있는데 이럴때는 보통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한다.
- 개인차: 약물은 개인에게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개인은 아빌리파이를 포함한 특정 약물에 예상대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근본적인 조건의 복잡성: ADHD 및 관련 조건은 복잡하고 다면적일 수 있습니다. 때때로, 아빌리파이와 같은 단일 약물은 사람의 상태에 기여하는 모든 증상이나 근본적인 요인을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치료 계획 및 복용량: 약물의 효과는 개인의 특정 증상, 복용량 및 치료 계획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료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하여 개인의 필요에 가장 적합한 약물, 용량 및 치료법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타 요인: 동시 발생 조건, 유전적 요인, 약물 상호작용 또는 개별 대사와 같은 기타 요인도 아빌리파이 또는 기타 약물에 대한 개인의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몸무게가 늘면서 필요한 용량이 늘 수 있기 때문에 약의 증량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제일 좋은 것은 약물의 힘을 하나도 빌리지 않고 아이 스스로 조절능력을 배우는 것이겠지만 아이가 노력한다고 갑자기 조절능력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처럼 약물과 놀이치료, 그리고 집에서 규칙과 루틴을 잘 지키며 나에 대한 존중을 계속 가르치다보면 더 좋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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